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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5&aid=0002534087&sid1=001


   서울대는 몇 년 전 지원자들의 생활기록부에 올림피아드 관련 수상 실적이 지워지지 않았다고 해서 교육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한다. 교육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서울대로서는 이런 통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고교 3년을 온통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미쳐 생활한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이걸 제외하고 무엇을 적으란 말인가.

   입시전형을 다양화해 다양한 자질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도록 하겠다더니 이런 인재들의 진입은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대통령이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입시 현장에서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병역특례를 받는다. 종목 수도 많다. 지능 올림픽인 올림피아드는 세계 1등을 해도 병역특례는 고사하고 대학교 가는 데조차 드러낼 수 없다. 시간만 잔뜩 빼앗을 뿐 이 분야의 천재성은 입시 전형자료 어디건 조그만 힌트라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 교육 당국이 그렇게 강제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프로그래밍에 시간을 물 쓰듯이 쓰는 고등학생들이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정말로 재미있어 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이런 학생이야말로 진정 꿈과 끼를 키우는 전형적인 예 아닌가.

 서울대는 지금 전 과목 내신이 고루 높은 학생들만 서류전형에 통과하는 대학이 되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 낙방한 후 미국 카네기멜런대를 가거나, 서울대에 1차도 통과하기 힘든 학생이 MIT 입학 권유를 받는 일이 흔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루크루테스 침대’가 따로 없다. 팔다리가 침대보다 길면 잘라 죽이고, 짧으면 찢어 죽이던 괴물처럼 말이다. 서울대는 한국 교육의 정상화를 명분으로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입시체계를 강제로 떠안고 있다. 공부만으로 줄 세우지 말자고 하면서 입시제도는 딱 그렇게 옭아매 놓았다. 그리하여 세계 1등이 2~3배수 안에도 못 드는 세계적인(?) 대학이 되었다.



좋아하는 공부를 하는 일은 진짜 행복한 일이 되어야 한다. 상당히 이해가 안 가는 현상이지만 한국에서 알고리즘을 공부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꾸준한 감소 추세지만 아직도 있기는 있다. (나도 그 이해불가능한 사람 중 하나였고...) 대부분 흥미만 가지고 돌격하는 순진한 사람들이다. 제발 그 사람들이 그들의 실력에 맞는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 당연하지만, 기사의 주인공에게도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담. IOI 전에 우리 가족하고 부모님 친구 분들끼리 식사할 일이 있었는데, 엄마가 나름의 아들 자랑(?) 을 늘어놓으시다가 "우리 아들이 이번에 깔끔하게 금메달을 따고, 내년에 IOI를 안 나갔으면 좋겠다" 라고 하신 적이 있었다. 대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었는데 적당히 해놓고 입시 공부에 치중해야 한다는 말... 매우 진지하셨기 때문에 그 말이 참 섬뜩하게 들렸었는데, 은메달을 따온후 다시 식사를 했을 때는, 내년 IOI를 나가지 말라는 말은 안하시더라. 참 다행이다. (물론, 그 말과 상관없이 대회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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